선생님 제가 사실은 얼마전에 정말 큰 잘못을 했습니다. 사실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저희 아버지께서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아버지랑 같이 즐겁게 대화를 하던 중에 제가 실수로 아버지의 장애에 대해서 놀리고 함부로 말하는 용서받기 힘든 잘못과 실수를 했습니다. 저도 순간 아차 싶어서 바로 사과드렸는데 아버지께서 많이 상처를 받으셨는지 정중하게 절 혼내시고 가벼운 벌을 받아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셨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무릎꿇고 앉아있는데 지금 벌서는 중인데 아버지께 큰 죄를 지은 것 같아서 너무 죄책감이 들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선생님 제 잘못을 부디 따끔하게 혼내누시고 아프지만 벌을 씩씩하게 잘 받는 자세나 방법이 궁금합니다 ㅠㅠ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수아님, 안녕하세요.
상당히 고통스러운 마음을 안고 여기에 글을 남겨주신 것 같아요.
글의 내용만으로는 아버지와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 순간 수아님이 어떤 느낌들을 받으셨을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당황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수아님께서 알고 계실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에게 장애에 대해 함부로 행동하는 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다 결함이 있고 실수투성이인 사람인지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우리의 마음이 불가능한 완벽함만을 허락하게 만드는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행동에는 그에 따른 결과가 따르고,
또 때로는 그 과정에서 사과와 화해, 용서의 과정이 따르기도 합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사과를 요청하는 것도, 우리는 언제든 실수를 하는 사람임을 인정해주는 마음일 수도 있겠네요.
뒤따르는 벌이나 용서의 시간은 나의 실수를 없애기 위함이 아닌, 실수투성이의 나를 다시 한 번 이 세상이 받아주는 경험이자 관계를 복구시키는 경험을 위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수아님의 벌은 어쩌면 수아님의 행동을 돌이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시간을 통해 수아님은 나의 과거 모습이 '잘못되었어'라는 생각에 수치심과 죄책감을 얻으셨나요?
아니면 '나도 이런 실수를 하는구나', '내 잘못을 용서해주는 아버지는 정말 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감사와 안도를 느꼈나요?
무엇보다, 가족이기에 더욱 이 과정 안에서 벌과 죄책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더욱 이해하는 마음이 들어갈 여지가 충분히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저지른 죄로 인해 고통 속에만 있는 것은 아버지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일 것입니다.
오히려, 내 잘못이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아버지에게 실수할 수 있어"라고 나 자신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오히려 더욱 단단해지고 친밀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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