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항상 뭐든 시도하는걸 굉장히 두려워해요. 제가 완벽주의가 심해서 자신감 있는 일이어야만 도전하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무언가 새로운걸 도전하려고 하면 온갖 부정적인 일만 떠올라요. 모든 경우의 수를 총동원하면서 제가 실수했을 경우 또는 상황이 다르게 굴러갔을 경우 등등을 상상하게 돼요. 그러다보니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게 굉장히 어려워요. 이러한 저의 성격 때문에 나중에 직장을 갖게 됐을 때 정말 많은 새로운 상황에 놓이고 그 상황 속에서 혼자서 적응해나가고 견뎌내야할 때가 매우 걱정돼요..
요즘 새로운 알바를 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 성격 때문에 뭐라도 도전하는게 굉장히 어려워요.. 돈 버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자꾸 완벽히 일을 해내야 하는 강박 때문에 저에게 맞는 일만 찾으려고 하다보니 알바자리를 구하는게 굉장히 힘들어요.. 그렇게 자꾸 지쳐가니까 이제는 굳이 알바를 해야하나 싶기도 해요. 이전에 알바하면서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거든요.. 번아웃 때문에 휴학을 한건데, 굳이 하고 싶지도 않은 알바를 해서 휴학생활을 잘 못 보낼까봐 또 무서워요. 그렇지만 나중에 취업면접 볼 때 휴학기간동안 뭐했냐고 물어보면 그냥 취미생활하면서 부모님 돈 따먹으면서 놀러다녔다고 할 순 없잖아요.. 알바하면서 모은 돈으로 여행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해야 그나마 좋아보일텐데 말이죠.. 아무튼 쓰다보니 말이 횡설수설해진 것 같지만, 너무 머리가 복잡해서요.. 저의 이러한 완벽주의 성격과 더불어 알바에 대한 고민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지금 얼마나 머릿속이 복잡하고 복잡한 생각으로 지쳐있는지 글에서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그 일이 실패했을 때를 먼저 상상하게 되고, 그 상상이 너무 현실 같아서 결국 ‘아예 시작을 미루게 되는’ 상황… 정말 지치고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제가 한 가지 느낀 건, 이렇게 복잡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 삶을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뜻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의 고민도 단순히 ‘알바 할까 말까’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살아야 덜 지치고 나답게 살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는 거라고 느꼈어요.
말씀하신 걸 보면,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기준이 마음속에 꽤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기준이 때로는‘실제로 해보는 것’보다 ‘생각만 하게 만드는 벽’이 되기도하죠.
혹시, 이 질문에 잠깐만 멈춰서 생각해보실 수 있을까요?
“실패해도 괜찮은 시도, 지금 당장 작게 해볼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예를 들어, 꼭 알바가 아니어도 좋아요. 이력서를 한 군데만 넣어보기, 면접을 ‘합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느끼는지 경험해보기’로 가보기, 익숙한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1시간만 시급 계산해보기 등. 크고 완벽한 선택이 아니라도 괜찮아요.“내가 나를 덜 무섭게 만드는 경험”을 하나씩 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한 가지 더 나눠드리고 싶은 건, 실패 경험이 부족해서 시도 자체가 더 두려운 상태일 수도 있다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은 몇 번 실수하면서 ‘아, 이 정도 실수는 괜찮구나’를 몸으로 배워요. 그런데 그 경험 없이 자라오면 실수나 변화가 곧 정체성의 위기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럴수록 실패는 나의 부족함이 아니라, 내가 나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걸 자주 상기시켜 주세요.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흔들리는 게 당연하니까요.
삶은 정답을 잘 고르는 시험지가 아니라, 조금씩 모양을 그려가는 스케치북이랍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그릴 수 없고, 덧그리면서 내 색을 찾아가는 거죠. 조금씩, 실패해도 괜찮은 작은 시도부터 해보면 어떨까요? 당신 안의 용기는 생각보다 훨씬 조용한 목소리로,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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